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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appen ??

KT 공유기 단속, 왜 시민단체와 블로거들은 조용한가?


그동안 잠잠하던 KT가 드디어 일을 저지를 태세이다.
2007년 8월부터 IP 공유기 단속이 시작된다고 공지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KT의 공유기 단속 개념도.


관련 늬우스<전자신문 기사: 새창 보기>


KT는 1.가입시 단말 수에 대한 약관 위반, 2.몇몇 공유기 사용 악성 사용자의 트래픽 억제를 이유로 공유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한다.

1번 근거. 약관... 흠, 내가 메가패스를 가입한 지 벌써 8년 째이다.
당시 무려 4만원이란 거금을 들여 초당 400KB(!)를 받을 수 있는 ADSL을 들여놓았을 때, 나는 단말 개수 제한에 대한 어떠한 약관도, 안내도 받은 적이 없다. 게다가, 이후 약관이 어떻게 조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재개약을 한 사실도 없다.
내가 산 것은 메가패스망에서 KT모뎀까지 들어오는 한 가닥의 회선일 뿐이다. 그 이후, 내가 나눠쓰건 꼬아쓰건 별 생 쇼를 하건간에 KT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간섭을 하겠다는 거다.

유비쿼터스 사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냉장고, 텔레비젼, 세탁기 등 모든 전자제품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집 밖에서도 핸드폰을 사용해서 끄고 키거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단, 한 단말당 5000원씩 추가요금을 내셔야 합니다.
이런 광고 문구, 어쩌면 좀 더 빨리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번 근거. 흠. 더 어이가 없다.
내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환경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최소 회선을 단말이 2 대가 나눠쓰건, 10대가 나눠쓰건, 그 회선 자체의 최고속도를 갱신해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20Mbps짜리 회선의 사용권을 구매했으면, 난 20Mbps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걸 제한하겠다니, 마치 오락실에서 백원넣고 1945 끝판까지 가는데 너무 오래한다고 오락기 꺼버리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게다가, KT는 일반화 과정을 통해 마치 'IP 공유기 사용자=과다 트래픽 유발자= 악성 사용자' 라는 노벨문학상(픽션부문)을 탈 만한 공식으로 그동안 매달 성실하게 납세(?)하며 KT의 돈줄을 착실하게 대 준 사용자들을 모독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KT가 공유기 사용을 기술적으로 판독하기 힘들 것이며, 판독한다 하더라도 MAC clone등의 방법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1년 이상 KT는 이미 오래전부터 치밀하고 정밀한 방법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아래 wariua님이 2006년에 쓰신 KT의 IP공유기 추적 기술과 관련된 포스트이다. 이 포스트에서 분석된 방법대로 KT가 단속하기 시작한다면 거의 모든 IP 공유기 사용자는 단속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wariua님블로그- KT는 어떻게 IP공유기를 탐지하는가? <새창 보기>


이렇게 단속되었을 경우, KT는 서비스 해지 또는 과징금을 징수하겠다고 밝혔는데 과징금은 약정 이외의 단말기 수(3대째부터) X 최근 6개월 평균이용요금 * 3 에 해당한다.
즉, 데스크탑 두대 + 노트북 한대의 평범한 IT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KT가 밝힌 무료 단말 개수보다 1개가 더 많으므로 1 * 35,000 * 3 = 105,000원이라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징금이 10만원이 넘어간다. 그것도 단 1대 더 썼을 뿐인데,
게다가 그 1대가 한달에 1번 접속했다면 더 열뻗치는 일이 될 것이다.


더 이해가지 않는 것은 각종 소비자 단체 등 시민단체들과 블로고스피어 등 의식있는 네티즌들이 이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이나 블로거들이 메가패스를 안써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명백하게 소비자의 권리 침해이며, 과독점 기업의 권력 남용이다.
아직도 일부 지역에는 KT의 라인밖에 쓸 수 없는 곳이 많다. 이런 지역은 최소한 보장되어야 하는 서비스 선택의 자유도 갖지 못한 채 KT의 불합리한 요금제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위기이다.

네이버의 스마트 에디터도 좋고, 구글도 좋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권리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 좀 더 심각하게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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