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hat happen ??

BBK 관련 검찰발표 밎지 못하겠다 (퍼옴)

'BBK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경준 일가, 사실상 한국정치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의 지지율 1위를 점하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그 배경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한국 정치에 있어 재벌·부유층 등을 기반으로 하는 확고한 기득권 세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양쪽의 입장 중 어느 누구의 말이 맞는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곧 있을 검찰의 중간수사발표는 '이명박 무혐의'로 정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친이명박 성향의 유권자들을 제외하고는 믿음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검찰 역시 '삼성 비자금 은닉 의혹' 속에서 '떡값 검찰'의 이미지가 굳혀졌으며, 전통적으로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장영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정상명 전 검찰총장 언급', '도곡동 땅 차명의혹'에 대한 검찰의 미적지근한 수사발표, 'BBK 주가조작 의혹'의 특별수시팀의 책임자가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의 조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혹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속에서, 김경준 일가가 다시 한번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김경준씨와 장모와의 필담 메모지를 공개하면서,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김씨의 형량을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의혹이,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 '검찰 회유 의혹'을 일으킨 '김경준 메모' <시사IN>은 '11월23일 김경준씨가 면회 온 장모와 나눈 필담 메모지'라고 공개했습니다.
ⓒ 시사IN 공개

 

'김경준 메모'와 함께 떠올리는 드라마 <모래시계>

 

드라마 <모래시계>는 건설업계에 침투한 조직폭력배들과 전쟁을 치루는 강우석(박상원) 검사 수사팀의 이야기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담합을 이뤄, 입찰을 요식행위로 전락시키며 공사를 나눠먹기 식으로 배분하고,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조직폭력배 거물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공여한다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맡은 강우석 검사 수사팀은 흥미로운 수사기법을 활용했습니다. 건설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건설회사를 들이쳐 '담합 명단'을 입수한 뒤, '회유'를 제안한 것입니다.

 

"우리의 방침은 그저, 반성문이나 받고 대충 끝내자는 것이여. 아, 협조 좀 해줘"

"반성문만 받습니까?"

"뭐, 그중에서 심한 놈 몇 놈은 잡아넣어야겠지?"

 

수사관들이 조직폭력배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슬쩍 이런 대화를 흘려 분위기를 유도합니다. 그러면서 건설회사 업무상무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직폭력배들을 한자리에 모아 '반성문'과 함께 '피의사실'을 고백한 종이를 제출받아 그것을 근거로 이들을 한꺼번에 구속처리해버린 것입니다.

 

'김경준 메모'가 사실이라면, 검찰은 김경준씨를 향해 '회유'라는 고전적인 수법을 제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이죠. "우리에게 협조하면 편의를 봐주겠다", 우리 국민들도 과거 교통경찰에 대한 뇌물이 만연하던 시대에 '알아서 긴다'는 식으로 이런 상식 아닌 상식을 지켜가며 법망을 피해간 기억이 많을 것입니다.

 

스케일에 차이가 있을 뿐, 전반적으로 '이해'가 갈 수 있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김경준 일가가 공개한 '김경준 메모'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신빙성이 문제로 거론될 수 있게 할 수 있으며, '반이명박' 성향 유권자들의 '이명박 비토' 감정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추진하는 'BBK 특검'도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창조한국당과 민주당도 'BBK 특검 발의'에 뜻을 모으게 됐습니다.

 

'이명박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 1993년에도 불거져

 

검찰은 '이명박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애매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도곡동 땅'은 'BBK 주가조작 의혹'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도곡동 땅'의 명의상 주인은 이명박 후보의 친형 이상은씨였습니다.

 

도곡동 땅의 판매대금 157억원은 이상은씨의 계좌로 들어갔고, 이 돈 중 일부가 '2000년 12월'에 어디론가 송금된 뒤, 2001년 6월에 다시 이상은씨의 계좌로 들어갑니다. '2000년 12월'은 다스가 BBK에 돈을 투입한 시점입니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이명박 도곡동 땅 차명의혹'에 대해서도 일관적으로 부인했지만, 이 '일관적 부인'을 곤란하게 할 기사가 예전에 발견됐습니다. <매일경제> 1993년 3월 27일자 기사 <이명박의원 150억대 은닉>입니다.

 

  
▲ 이 후보, 1993년에도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매일경제>를 비롯해 <세계일보>와 <한겨레> 등, 당시 일간지들도 이 점을 보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도곡동 땅'은 BBK투자금의 근원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 매일경제 갈무리

 

"국회의원 재산공개에서 총재산 62억3천2백40만원이라고 신고한 민자당 이명박의원이 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때 구입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의시가 1백50억원 상당의 땅을 처남 명의로 은닉한 사실이 26일 밝혀져 이번 재산공개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의원은 현대건설 사장에 취임한 77년부터 서울 강남개발붐이 시작되자 회사차원의 부동산 투자를 해오다 85년부터 강남구 도곡동 165 일대 현대체육관 인근 나대지 1천3백13평을 개인적으로 구입, 부인 김윤옥씨의 동생 재정씨 명의로 등기해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뿐 아닙니다. <한국경제> 1997년 7월 9일자 기사 <야당 '포철때리기' 나섰다..환경노동위/통산위서 의혹 제기>에서도 '이명박 의원의 도곡동 땅'이 다뤄집니다.

 

  
▲ '포스코, 이명박 도곡동 땅 특혜매입 의혹' 1997년 9월 7일, <한국경제> 보도입니다.
ⓒ 한국경제 갈무리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포철계열의 포스코개발이 지난 95년 8월 신한국당 이명박 의원의 15대총선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1년여동안 팔리지 않던 이의원 인척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1천9백87평을 2백63억원에 특혜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의원은 포철측이 이 땅을 홍보관과 스틸하우스를 짓기 위해 매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광양 스틸하우스의 경우 상가 등이 없는 외진 곳에 있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또 포철이 지난 94년 당시 민자당 영일만위원장으로 있던 이상득 의원의 추천으로 진성산업(현 진성산기 대표 김수근 새마을중앙협의회 영일군 지부장)을 협력업체로 신규지정하는 등 포철과 이명박 이상득 형제간 유착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이 언론의 기사들만이라도 제대로 검색해 찾아보고 수사에 참조했더라면, 저런 애매한 결론을 내릴 명분을 찾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검찰 수사, 김경준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어

 

정황상 드러나는 '이명박'과 '김경준'의 관계는, 사채업의 비유를 들자면 '전주'와 '사채업자'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채업계에서 '전주'가 직접 사업 전면에 나서는 일이 드물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실 것입니다. '명의 추적'에 의존하면, 김경준씨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핵심은 '자금 추적'이지만, 이걸 제대로 공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곡동 땅'이나 '다스'의 명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명박 후보의 재산문제에 대해서는 '차명 소유 의혹'이 자주 따라다녔다는 감안해보시길 바랍니다. 계좌의 실체가 불분명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다스'만 해도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김창대씨가 지분을 100% 공동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앞서 공개한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93년과 1997년에도 도곡동 땅에 대한 의혹은 언론과 정치권이 주인이 이명박 후보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상황에서 거론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는 LKe뱅크와 BBK의 계좌가 활용됐다는 것과 더불어, 이명박 후보의 LKe뱅크 대표이사 사퇴 9일 후 김경준씨가 옵셔널벤처스 대표이사로 취임해 주가조작이 시작됐다는 사실입니다. 그 당시 LKe뱅크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던 '래리 롱'은 가공인물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게다가, 5년 가까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을 추적했다는 <동아일보> 엄상현 기자는, 스스로 입수했다는 다스의 이사회 회의록에서 "김재정씨가 이사회에 세 차례 참석해 BBK에 대한 투자결정에 동의하고 도장까지 찍은 것으로 돼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재정씨는 "대부기공(다스의 옛 이름)의 경영에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BBK에 대한 투자결정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앞뒤가 안맞는 주장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서도 김경준씨의 공문서 위조 전과를 거론하며 '위조'를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경준씨가 무슨 방법으로 다스의 회의록까지 위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다스에서 이상은씨가 49%, 김재정씨가 46, 김창대씨가 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사회 회의록에서 드러나는 'BBK 투자결정'도 김재정씨 혼자의 판단으로 결정했을 리는 없는거죠.

 

'다스의 BBK 투자 결정'과 이명박 후보 스스로 여러 언론에 언급했던 'BBK 창업 발언',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의 '명함 공개' 등도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검찰이 해당 언론의 기자들을 불러 조사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은 바 없으며, 이장춘 전 대사가 공개한 명함에 대해서도 간단한 조사마저도 이뤄진 흔적도 없어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BBK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했던 심텍은 이명박·김경준·김백준을 고소해 법원이 이명박 후보의 재산가압류 요청을 받였고, 투자금을 돌려주고 나서야 소송을 취하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당시 심텍은 "2007년 9월 27일에 자사 직원이 BBK를 방문해 이명박 후보가 '내가 대주주이고 회장으로 있으니 아무 걱정 말고 투자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거론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나은행의 2000년 6월 자료, LKe뱅크 회사 소개 내용에도 "7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BBK를 100% 소유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LKe뱅크의 대표이사는 다름아닌 이명박 후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김경준씨는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이후 38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상황에서, 220억원을 BBK 투자자들에게 갚아주고 미국으로 도주합니다. 가장 이해가 안가는 정황입니다. 이 정황을 푸는 것이야말로 '의혹 해소'의 핵심이었습니다.

 

과연 이에 대해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졌었는지, 하다못해 심텍의 사장과 그 직원을 소환해 조사한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다양한 정황들에 대해 간단한 조사만 이뤄졌어도, '결과'는 나왔을 것입니다.

 

검찰, 과연 신뢰도를 회복할 것인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김경준 메모' 공개 이후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민주당까지 'BBK 특검'에 찬성할 뜻을 비추고 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몸싸움을 해서라도 가결시킨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선거 논의를 떠나, 검찰과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달린 중대한 사안입니다.

 

게다가, 한나라당 측이 '반격'을 시도할 때마다 세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강한 재반격'을 시도해왔던 LA의 에리카 김씨 역시 '무혐의 발표' 이후 그동안의 재반격보다 더욱 강력한 한방을 날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이명박 무혐의'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김경준 메모'를 공개하는 그 수단, 김경준 일가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떠나 대단히 치밀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은 김경준씨의 '공문서 위조' 전과를 들어 김경준 일가 전체를 '가족사기단'이라 주장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이명박 후보 역시 '피의자 도피' 전과가 있기에 김경준씨의 주가조작 후의 미국 도주에 대한 소문이 불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나 김경준씨나 '과거'로 따져보면 '오십보 백보'라는 뜻입니다.

 

이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이명박 무혐의' 발표로 인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지만, 그것은 지켜봐야 아는 일입니다. 검찰의 신뢰도는 '삼성 비자금 의혹' 여파 속에 터진 '떡값 검찰 논란' 속에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이며, 수사 책임자 최재경 특수1부장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이며 이명박계 최구식 의원의 사촌이라는 것 역시 세상이 다 아는 일이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BBK 의혹'은 '이명박 무혐의' 발표 이후에도 정국을 달굴 것으로 보이며, 에리카 김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역풍이 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계속 주시해야 할 이유입니다. 



------------------------------------


이명박 지지자 예상 반응&반론

 

1. 김경준은 제2의 김대업이다. 국민은 속지 않는다.

 

-> 김대업이 자꾸 자기 이름 거론하면 명예훼손 소송걸겠답니다. 김대업이 2002 대선 후 받은 재판은 이회창씨와 아무 상관 없는 다른 재판이었죠. 그리고 이명박 지지자들만 국민 아닙니다. 당신들 듣기 좋은 소리만 국민의 소리가 아니란 뜻이죠.

 

 

2. 김경준은 국제사기꾼이라 믿을 수 없다.

 

-> 그렇게 따지면 이명박 후보는 '피의자 도피' 전력이 있습니다. 김경준씨의 미국 도주를 이명박 후보와 연계시키는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거죠. 이런 얘기하지 마세요.

 

3. 검찰은 못믿는거냐?

 

-> 삼성 비자금 의혹 공부해오세요.